남편이 옛 연인과 입 맞추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때가 되어서야 은서는 윤혁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이혼을 하시겠다.” “네.” “이유는?” “질려서요.” 은서가 답했다. 동요 없이 담백한 어조였다. “넓기만 한 집도 질리고, 권윤혁 씨도 질리고, 권윤혁 씨랑 하는 섹스도 질리고.” “…….” “다 질려서요.” “별로 납득 안 가는 이유인데.” “어느 부분이요?” “나랑 하는 섹스가 질려?” 그는 끝까지 오만했다. 이혼 결심을 굳힌 은서는 윤혁을 피해 매번 밖으로 돌고, 그런 은서에게. “어디 가.” “상관없잖아요, 이제.” “상관있는데.” 윤혁이 찾아온다. “너 아직 나랑 이혼 안 했어.” “…….” “앞으로도 안 할 거고.” 은근하게 옭아매는 시선이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