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구슬을 가진 호족들이 모여 사는 호국(狐國). 그곳에서 호족과 인간의 혼혈이자 요력조차 사용할 수 없는 내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기로 마음먹었다.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
모진 핍박 속에서 만나게 된 구원자 하랑. 보답할 수 없는 사랑을 품은 하랑의 구애에 갈팡질팡하던 때에 나타난 또 다른 사내, 신휘.
“나는 안 보고 싶었느냐 묻는 거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처럼 자연스레 다가와 곁을 맴도는 그에게서, 생애 처음으로 묘한 감정에 젖어 들었다.
그러나 두 사내의 집착과 배신에 또다시 구렁텅이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삽화 : HO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