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가상시대물, 동양풍, 궁정로맨스, 첫사랑, 갑을관계,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운명적 사랑, 계략남, 능력남, 절륜남, 다정남, 후회남, 집착남, 나쁜남자, 상처남, 직진녀, 동정녀, 다정녀, 상처녀, 순정녀, 순진녀, 외유내강, 쾌활발랄녀, 왕족/귀족, 복수, 권선징악, 애잔물 “내 유일한 정인이며 오롯한 여인아. 내 너를 연모한다.” 한때 태자의 아들이었으나 현 황제의 손에 부모를 잃고, 그에게 복수하는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온 갈문왕 유. 어느 날,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제 사람들마저도 없애 버리려는 황제를 막기 위해 기루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기녀로 팔릴 뻔한 태주를 구한다. 오갈 데가 없다 하여 일단 곁에 두기는 하였으나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맑고 순수한 여인이었다. 피비린내 나는 삶뿐인 저에게 과분할 정도로. 하여 점점 깊어지는 마음을 외면한 채 억지로 그녀를 떠나보냈고, 이내 후회하였다. 그리 보내서는 안 되었다고. 그런데 다신 만날 수 없다 생각했던 그녀를 황궁에서 마주했다. 어째서 그녀가 황궁에 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매끄러운 뺨을 감싸고 겹친 입술은 뜨거웠고, 더없이 황홀하였으니. “소녀가 언제까지고 은인님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거긴 제자리가 아닌걸요.” “이젠 날 떠날 수 없다. 그리할 순 없어.” 처음으로 제게 날아온 이 작고 사랑스러운 나비를 놓칠쏘냐. “넌 내 것이다.” ▶잠깐 맛보기 “태주야.......” “너무, 너무 뵙고 싶었어요.” 애달프게 속삭이는 태주의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는 꽃봉오리와 같아서 유는 그 어떤 열감에 휩싸인 채 그대로 고개를 수그렸다. 제 생각이 옳았다. 꽃잎이었다. 다디단 밀원(蜜源)을 감추고 있는 보드랍고 향기로운 꽃. 그 달콤함을 살며시 머금었던 유가 이윽고 입술을 떼자 놀란 듯 두 눈이 커다래진 태주가 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유도 제 행동에 스스로 놀랐으나, 견디지 못하고 다시 입술을 겹쳤다. 그리고 불현듯 깨달았다. 저는 이 어여쁜 아이를 그리워하던 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이러한 순간을 원했다는 것을. 하여 매끄러운 뺨을 감싸고 겹친 입술은 뜨거웠고, 더없이 황홀하였다. “하아.......” 참았던 숨을 가쁘게 내쉬는 태주의 얼굴은 도홧빛으로 곱게 물들었고, 물기를 머금은 도톰한 입술은 더욱 붉어 아름다웠다. 유는 태주의 입술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은인님.......” “미안하다. 놀랐겠구나.” “아뇨.” 목이 막힌 듯 유가 탁한 음성으로 나직하게 뇌까리자 태주가 고개를 저었다. 유를 바라보며 수줍은 듯 웃었다. 그 미소가 너무 아름다워 유는 그녀의 뺨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네가 너무 어여뻐 내가 탐을 내었다.” 유의 고백에 태주가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더니 곧 두 손으로 유의 옷깃을 붙잡고는 살며시 까치발을 하였다. 그러곤 그대로 유의 입술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