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감히 벗어나 봐 1

· 로아
5,0
2 avis
E-book
374
Pages

À propos de cet e-book

“애를 배더니 징징거림이 늘었네.”


네 달 만에 만난 전 남편이 비아냥 섞인 웃음을 흘리며 뇌까렸다. 모욕을 내던진 잘난 얼굴에 서서히 번지는 비웃음에 속이 욱신거렸다.


어떻게 알고 왔을까.


그가 그토록 바라는 이혼서류를 남겨두고 집을 떠난 지 어느덧 네 달째에 접어들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당장 나가요.”

“아니… 좀 예민해졌나? 오랜만에 보는 남편인데 좀 반기는 척이라도 하지 그래.”


늘씬하게 잘빠진 다리가 꼬아지고, 그 위에 남자의 긴 손가락의 유려한 손이 겹쳐졌다.

나 좀 봐 달라고 빌 때마저 감흥 없는 눈으로 외면하던 남자는 뭐가 그리 우스운지 반듯한 입매를 느슨하게 풀고 웃었다.


“내가 웃겨요?”

“이런, 미안. 기분 나빴어? 내가 해코지라도 할까 털을 바짝 세운 게 좀 우스워서. 꼭 새끼 품은 고양이 같달까.”


고아하게 접힌 남자의 눈매가 일순간 매섭게 좁혀졌다.


“아니지. 빌어먹게 웃긴 상황이잖아. 남편이 출장 간 사이에 딴 놈이랑 붙어먹고 잠적해 버린 거. 기껏 찾아냈더니 딴 새끼 애를 밴 아내를 마주한 이 상황이 웃기지 않을 리가.”


지독하게도 냉랭한 음성이 떨어졌다. 상대의 심장을 구석구석 난도질하는 칼처럼 벼려진 음성이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우진의 서늘한 눈길이 예원의 도톰한 배를 힐끗 스쳤다.


“그 배. 한 3개월쯤 되려나.”


온기 한 점 없는 시선에 전신이 바짝 굳고, 긴장감에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절대 들켜선 안 된다는 마음에 예원은 표정을 단단히 했다.


“내 애를 어떻게 하려고요.”

“어쩌긴 내가 키워야지. 당신 찾아오는 덤이라고 생각하면 나름 수지맞는 장사라.”


치마를 콱 움켜쥔 손끝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갔다. 내리 깐 눈꺼풀 사이로 짐승 같은 검은 눈이 번뜩였다.


“왜. 또 도망가려고?”

“못 할 것 같아요?”


그 즉시 돌려준 대답에 서우진이 가소롭다는 듯이 냉소를 지어 보였다. 우아하게 늘어난 입매와 달리, 북풍의 것처럼 냉랭한 눈빛이 피부를 따끔하게 찔렀다.


“어디 감히 벗어나 봐. 열렬히 잡아 줄 테니.”


나긋하게 권하는 음성과 달리, 황태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우아한 미소를 띤 남자의 눈은 살벌한 빛을 띠고 있었다.

Notes et avis

5,0
2 avis

À propos de l'auteur

* 필명 : 멜로그레이스 * 멜로한 로맨스를 씁니다. 이메일: melograce.s@gmail.com 트위터: melograce_

Donner une note à cet e-book

Dites-nous ce que vous en pensez.

Informations sur la lecture

Smartphones et tablettes
Installez l'application Google Play Livres pour Android et iPad ou iPhone. Elle se synchronise automatiquement avec votre compte et vous permet de lire des livres en ligne ou hors connexion, où que vous soyez.
Ordinateurs portables et de bureau
Vous pouvez écouter les livres audio achetés sur Google Play à l'aide du navigateur Web de votre ordinateur.
Liseuses et autres appareils
Pour lire sur des appareils e-Ink, comme les liseuses Kobo, vous devez télécharger un fichier et le transférer sur l'appareil en question. Suivez les instructions détaillées du Centre d'aide pour transférer les fichiers sur les liseuses compatib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