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완벽한 녀석이 무슨 속셈인지 어느 순간 하나둘 이상한 스탯을 늘려 가기 시작했다.
하필 소꿉친구란 죄로 괜히 비교당하며 살던 어느 날,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정말이지, 재수 없는 그 녀석과 절교하게 된 지 무려 10년.
[너 진짜 고추 작은 남자 만나?]
이번엔 도건에게 실수한 언니를 감싼 죄로 괜한 약점을 잡히고 만다.
잘못 보낸 메시지는 해명하려 할수록 오히려 몸집을 불려 가고,
이제 내 인생은 끝이다, 싶었는데…
[그럼 지금 만날래?]
뜻밖에도 도건이 솔깃한 제안을 해 온다. 심지어는 본인의 크기를 어필하면서.
‘뭘 해도 잘한다, 잘한다. 네가 최고다. 이십몇 년 동안을 칭찬 감옥에 갇혀 살았던 거야…. 진짜 최악!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매사에 저가 최고인 줄 알았겠지. 꼴랑 육 센티 주제에.’
절친의 소추 전남친과 지도건의 평행 이론은 순도 백 퍼센트!
드디어 녀석의 남은 한 가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과연 아림은 무결점의 대명사 도건의 -1을 발견할 수 있을까?
*
“어라…?”
못내 당황한 듯한 아림의 첫 마디에 도건이 움찔했고,
“애걔…?”
실소를 머금은 두 마디에는 귓불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역시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은 없다며 쾌재를 불렀었다.
그래, 그때까지만 해도 그랬었는데.
얌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