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묘(描)의 밤

· 메피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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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가느다랗고 차가운 눈썹, 화보에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바람이 강하게 불자 검은 머리가 찰랑거리는 모습은 더욱 그윽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가 거리를 거닐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 멋지다. -너무 섹시해….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야묘의 기는 여자들의 육체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오늘처럼 달빛이 강한 보름달이 뜬 날, 그에게서 더욱 많은 페로몬이 뿜어졌다. 바로 지금처럼……. 그때, 그의 눈에 한 여자가 포착되었다. 여자는 휘청휘청 걸음걸이가 위태로웠다. “나쁜 새끼… 그래, 가! 가라고… 너 같은 자식 두 번 받아 주면 내가 미친년이야!” 가냘픈 몸이 무너져 내리듯 발을 헛디뎠다. 그러더니 갑자기 소화전을 발로 퍽퍽 차기 시작했다. [저 여자에게서도 묘기의 기운이 나는데?] [네? 어디가… 아닌 듯합니다만….] 옆에 선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해. 희미하지만, 내 피부에 느껴지는 느낌은 그것의 기운이다.] [그런데, 저 여자는 너무… 아, 바스테트 님! 아무거나 드시면 안 됩니다!] 그가 처벅처벅 걸어가 여자의 앞에 섰다. 그러자 상대가 빤히 그를 쳐다봤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페로몬에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외로워 보이는데.” “맞아요… 이번이 몇 번째인지… 난 정말 매력이 없는 여자일까요?” “진실의 눈이 없는 인간들이라 그렇겠지.” 남자는 더러운 바닥임에도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맞췄다. 상대가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나잇… 할래요?” “묘기도 감지덕지인데, 거기에 순결까지 주겠다는 건가?” 남자가 손을 뻗어 상대의 뺨을 어루만졌다. 바닥에 더럽혀진 손이었지만, 그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곧이어 탐욕에 사로잡힌 눈빛이 되었다. “우선 키스부터 해 보고 결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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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팔 인기 작가, 조아라 프리미엄 작가 〈출간작〉 절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늑대왕의 신부 야성의 숨결 때론, 아찔하게 빙엽 외 다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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