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러울 것 없이 다 갖춘 남자, 태하. 촌티 철철에 시커멓고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여자, 은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쇼윈도’ 부부가 된 두 사람. 그러나 차츰, 계약 관계일 뿐이던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미, 미쳤어요?” “내가 말 안 했나?” 그가 벗은 재킷을 바닥으로 패대기치며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1시 3분, 일찍부터 미쳐 있었어.” 그러고는 3번째 단추를 풀다 만 그가 손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정확히 7시간 43분, 지났네.” 그렇게 읊조린 태하가 은나의 치마를 획, 위로 올렸다. 동시에 그의 눈에 짐승처럼 붉은 안광이 번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