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레로 시작할까요?

· 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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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생면부지 타인이랑 같은 집에서 두 달씩이나 살고 싶지 않아.” 맑고 투명한 피부에 찰랑이는 단발머리, 이지적인 이목구비. 첫눈에 모두의 호감을 사는 외모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자, 정제이. “성규하. 잘 부탁합니다, 두 달간.” 고수머리에 짝쌍꺼풀 진 눈, 여자 꽤나 울렸을 만한 잘빠진 외모. 하얀 유니폼이 슈트처럼 어울리는 프렌치 레스토랑 ‘르 블랑’의 신입 셰프, 성규하. 날벼락처럼 떨어진 엄마 친구의 아들, 규하와 마지못해 함께 살게 된 제이. 자신만의 공간에 침범한 규하를 쫓아낼 궁리만 하던 그녀가, “앞으로 나한테 뭐 먹을래요, 하고 묻지 마. 무조건 먹어요, 하고 불러. 알았어?” 그의 요리에 빠져들고 말았다. “왕엉, 마이어…… 최고! 제일 맛있어! 이러다 네가 안 만들어 주면 아무것도 못 먹게 생겼어.” “그럼 큰일인데. 그게 내 궁극적인 이상형이거든요.” “뭐야? 그건 네가 없으면 굶어 죽으라는 얘기잖아? 우와, 완전 이기적이야.” “왜 이기적이에요? 늘 곁에 있을 건데. 내 요리밖에 못 먹겠다는 사람 두고 어딜 가요.” “그건 널 사랑하는 게 아니라 네 요리를 사랑하는 거지.” “내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매력적인 프렌치 레스토랑 셰프 규하와 위대(胃大)한 여자 제이의 변화무쌍하고 섬세한, 강렬하면서도 까다로운 프랑스 요리 같은 로맨스가 시작된다. “앙트레entree로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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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간질간질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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