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은 면접자로서 면접관인 고준우를 8년 만에 만났다. 고준우. 물리학의 천재인 그가 서예진의 개새끼가 되기를 자처했다. “서예진의 개새끼면 돼.” 고준우는 어린남자에서 어른남자가 되어 나타나 애절하게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너니까.” 서예진. 8년이란 시간 동안 그녀는 준우를 잊지 않았다.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긋난 인연의 시간을 돌아서도 그를 잊을 수가 없었다. “왜 하필이면 개……새끼가 되려는 건데?” 서예진은 지조 있는 개새끼인 고준우가 내민 손을 마침내 잡았다. “좋아. 예스.” 발췌글 문이 열리자마자 준우가 야수로 돌변했다. 벽으로 예진을 밀어붙이며 곧장 입술로 달려들었다. “읏!” 혀와 입술이 주는 자극이 강렬했다. 준우는 욕구 불만에 사로잡힌 것처럼 한시도 입술을 놓지 않았다. 숨을 쉴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예진은 자신이 숨을 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준우가 주는 생경한 감각에 몰입했다. “미치게 달아. ……잊고 있었어.” 평생 놓지 않을 것 같던 입술을 준우가 잠시 놓고 읊조렸다. 말꼬리에 이어 곧바로 하얀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마치 흡혈귀라도 되는 양 살갗을 잘근잘근 깨물며 빨아 당겼다. “으흣!” 살갗에 소름이 돋았다. 전신을 휘감아 도는 쾌락의 물결. 피부 위로 와 닿는 서늘한 공기. 예진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옷은 언제? 얘, 왜 이리 터프해?’ 준우는 한시도 틈을 주지 않고 예진을 몰아붙였다. 흥분으로 단단해져 발딱 일어선 젖꼭지를 머금고 할짝거렸다. 혀가 할짝거릴 때마다 전신이 움찔거렸다. 깊은 계곡에서 샘물이 샘솟는 듯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흘러내렸다. 젖가슴을 유린하듯 지분거리던 입술이 아래로 움직였다. 평평한 배 위를 쓸어 내려가 배꼽 주위를 배회했다. 입술이 닿는 곳마다 뜨거웠다. 너무 뜨거워 예진은 허리를 튕기듯 휘었다. “하앗!” 그때 준우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빈틈을 주지 않고 그녀의 다리 하나를 어깨에 걸쳤다. 그러자 외음부가 그의 눈앞에 훤히 드러났다. 그곳을 빤히 응시하는 그의 동공이 불타는 듯 벌겠다. 나직한 신음을 내지르듯 뱉으며 그의 머리가 허벅지 사이로 서슴없이 파고들었다. “뭐, 뭐 하는 거야?” 화들짝 놀란 예진은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바윗돌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의 입술처럼 그곳도 너의 맛이 여전한지 확인해보려고.” 준우의 야스러운 말에 예진은 기겁했다. 예진은 그의 머리를 밀어내던 손으로 다급히 그곳을 가리려 했다. 허사였다. 미처 손이 닿기도 전에 그가 너무나 손쉽게 그녀의 손을 치워 버렸다. “으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