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언아, 우리 내년 이날에 결혼하자.” “응, 오빠.” “프러포즈는 내가 근사하게 할 거니까 기다려 줘. 영원히 네 기억에 남을 만큼의 프러포즈를 기대해도 좋아.” 너무나도 완벽한 남자 최완, 그리고 그의 인생에 단 하나뿐인 사랑 소언. 그렇게 둘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그들의 사랑을 질투한 민기, 민영 두 남매가 꾸민 사고로 인해 소언은 시력을 잃고 만다. 갑작스레 닥쳐 온 시련에 소언은 완을 떠나고 그런 소언을 원망하지만 결국 그녀만이 자신의 유일한 사랑임을 깨달은 완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헤매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다시는 나 찾아오지 마.” 소언은 트리를 잡은 줄에 힘을 꽉 주었다. “트리야, 가자.” 완이 일어서며 소언의 손목을 잡았다. “소언아, 이렇게 가면 어떡해? 내 말도 좀 들어 주면 안 될까?” “놔. 필요 없어.” 완의 간곡함에도 소언은 거절했다. 그러고는 완의 손을 떨쳐 버리려 했으나 완의 힘이 더 세었다. “아니, 난 필요해. 앉자.” 소언이 강경하게 버텼다. “소리 지르기 전에 놔. 난 오빠랑 할 말도 없고 필요도 못 느껴. 그러니까 이제껏 그래 왔듯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쳐 가.” 소언은 완강했다. 그럼에도 완은 소언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잡은 손을 그대로 잡아 이끌어 커피숍에서 나왔다. 자꾸만 손을 빼려는 소언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기며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너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어떤 일도 마다않고 할 거다. 설령 네가 나를 싫다고 해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