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류정

· 포르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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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와우산(臥牛山) 기슭에 있는 정자 안류정(安流亭)에 기류하고 있는 이종성(李宗城)은 오늘도 조반을 마친 후에 점심을 싸 가지고 강변으로 나갔다. 동저고리 바람에 삿갓을 쓰고 낚싯대를 메고 가는 그의 모양은 누가 보든지 한 개 늙은 어옹에 틀림이 없었다. 와우산을 서남쪽으로 흘러 내려 강물로 흘러 들어가는 곳에 조그마한 절벽과 몇개의 바위가 홀연히 솟아 있었다. 이종성은 그 한개의 바위 위에 가지고 온 점심 그릇을 곁에 놓고 낚싯줄을 늘였다. 위수에 곧은 낚시를 느리고 때를 기다린 태공 여상(呂尙)도 있거니와 이종성도 고기잡히기를 고대하는 눈치는 없었다. 이때 대갓집 별배같은 위인이 와서, 『대감, 소인 물러가겠읍니다.』 하고 노옹의 등 위에서 굽실하고 절을 하였다. 어옹은 강물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옮기지도 아니하고, 『왜 하루 묵어 간다더니.』 『대감께서 기력이 안녕하신 줄 아오면 곧 돌아가서 젊은 영감께 전갈을 올리는게 지당하올가 해서 곧 물러가겠읍니다.』 『오냐, 가거라. 가서 나는 아무 별고 없다고 하고 서울집에도 별일이 없더라고 해라.』 하고는 돌아다 보지도 아니하였다. 삿갓 쓴 어옹이 대감이라 불리우다니 이 과연 뉘인가? 이조 제 이십 일대 영묘조(英廟朝) 때의 유명한 재상 영의정 이종성이다. 그런데 일국의 영상이 어이하여 안류정 별장에 기식하고 삿갓 쓰고 낚시질하기로 날을 보내고 있는가 거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영조는 문소의(文昭儀)라는 간악한 궁녀에게 고혹하여 궁중에 있어서의 모든 처사가 그릇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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