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몸은, 내 애만 밸 수 있어. 내가 그렇게 길들여 놨으니까.” 저를 보자마자 경계부터하는 그녀의 태도가 태혁은 몹시 거슬렸다. 눈물로 애틋하게 안겨 올 거란 기대 따위 없었지만 겁을 집어 먹은 그녀의 눈빛에 배신감이 들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 살 생각이었어?” 그의 서늘한 눈길이 배에 닿는 걸 느낀 해인은 두려움이 앞선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도 내 애를 가진 채.” “당신 애 아니에요.” 해인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며 팔로 제 배를 감싸 안았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어이가 없다는 듯 비스듬히 입꼬리를 끌어올린 태혁이 짓씹듯 말을 뱉었다. "이제 네게 선택권 따윈 없어, 내 아이를 가졌으니." 자신의 아이라고 확신하는 그의 눈동자는 단호하고 오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