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허락된 장소는 단 한 곳,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
아버지는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유명한 목사이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여은을 입양한 위선자일 뿐이었다.
지옥 같은 이 집을 떠나고 싶다는 간절한 기도가 닿은 것일까?
어느 날, 유일한 그녀만의 공간에 누군가가 나타난다.
“아직도 이런 음습하고 사람 없는 곳 좋아하나.”
어릴 적 여은과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남자, 지혁이었다.
“도움이 필요해?”
여은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이 집에서 자신을 꺼내 줄 것을 부탁하는데.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근데, 여은아. 맨입으론 안 돼.”
“……원하는 게 뭐예요?”
“내가 원하는 건 좀 더러운 편인데.”
지혁이 입매를 살짝 비틀어 웃었다.
여은은 곧 닥칠 모든 일이 두렵고 떨리면서도, 두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