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리디에서 최초 공개되는 미공개 외전이 추가되었습니다. 강국이었던 사린 왕국을 고작 1년 만에 멸망시킨 라헨 제국의 황제 디오스. 주변국이 모두 그의 발아래 엎드렸고, 예(月)나라 역시 그 운명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예나라에서는 그들의 신화에 따라 디오스를 ‘천랑’의 현신이라 칭하며, ‘천랑의 신부(神婦)’를 보내게 되는데....... ‘우, 우와아.......’ 슈렌은 너무 놀라 숨도 쉴 수 없었다. 하지만 눈을 뗄 수도 없었다. 아니, 떼지 못했다. ‘반짝반짝해.......’ 눈앞의 황제는 마치 천신 같았다. 장신에 위풍당당한 모습은 사람들을 호령하는 위엄으로 가득했다. 짙은 금빛의 아름다운 머리카락 위에는 빛나는 관이 그에게 후광을 더해 주었다. 슈렌은 황제에게 홀린 듯 그저 정신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천랑님 같아.’ 왕의 명에 따라 ‘천랑의 신부’로 간택되어 라헨 제국으로 보내진 슈렌은 디오스 1세를 처음 만난 순간, 첫눈에 그에게 사로잡히고 만다. 그로부터 5년 후. “저기, 폐하.” “그래.” “여쭈어 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뭔데. 말을 하렴.” “신부가, 아니, 신부는 무슨 일을 하나요?” “......뭐?” 디오스는 문득 치솟는 당혹스러움에 소파에 깊숙이 몸을 기대고 슬그머니 눈을 돌려 슈렌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소파 팔걸이에 상체를 기댄 채, 신뢰와 애정을 담뿍 담아 그를 향해 반짝이는 눈망울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하지만 유난히 뽀얗게 빛나는 목덜미라든가, 시녀들이 공들였을 것이 분명한, 그러나 지금은 어깨며 팔 위로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이라든가, 찜질을 한답시고 하얗게 드러난 종아리며 가느다란 발목이라든가,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붉은 입술이라든가. 입술이라든가. 젠장. 디오스는 속으로 욕설을 삼키며 얼른 눈길을 거두었다. 순식간에 파렴치한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저 한순간의 변덕으로 슈렌을 궁에 들였던 디오스는 5년 동안 그에게 순수한 애정을 내보이는 슈렌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 슈렌을 자신의 반려로 삼을 결심을 굳히지만 서서히 밝혀지는 ‘천랑의 신부’의 숨겨진 진실과 물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거대한 음모가 디오스와 슈렌을 가로막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