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자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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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깊이 숨을 쉬고 예전 같은 심장박동 소리에 귀 기울였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섬세한 문장에 깃든,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통찰

마음산책 실비아 플라스 리커버


마음산책은 실비아 플라스의 시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과 소설 『벨 자』에 새 옷을 입혀 내놓는다. 실비아 플라스는 여덟 살 때 [보스턴 헤럴드]에 처음 시를 실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문학적 재능과 감수성이 풍부한 시인이자 소설가였다. 여성에게 억압적이었던 당대 미국 사회 속에서, 실비아 플라스는 삶의 틈새로 밀려나오는 슬픔과 고통을 누구보다도 섬세하게 인지하여 이를 언어로 녹여내었던 시인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 생의 모순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던 예민한 영혼이기도 하다. 반세기 전, 실비아 플라스가 사회의 모순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듯 써 내려갔던 글들은, 지금 우리에게도 공감과 울림을 준다. 여성에게는 여전히, 더욱 풍부하고 정확한 언어가 필요하다. 여전히 실비아 플라스의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스턴 글로브]가 “『호밀밭의 파수꾼』에 맞먹는 걸작”이라고 평한 바 있는 『벨 자』는 실비아 플라스가 죽기 몇 주 전 ‘빅토리아 루커스’라는 가명으로 1963년 영국에서 출간된 자전적 소설이다. 고국인 미국에서는 그의 어머니의 반대로 1971년에야 출간될 수 있었지만 영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젊은이들은 이 소설을 구해 함께 읽고, 공감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실비아 플라스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20세기 후반의 여성주의 그리고 여성운동에서 『벨 자』는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고유명사로도 자리매김했다.


열아홉 살 에스더 그린우드는 유명 잡지인 [레이디스 데이]의 공모전에 당선되어 여름 한 달 동안 뉴욕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뉴욕에서 마주한 것은 빛나는 미래도, 보장된 커리어도 아니었다. 에스더는 처음으로 맞닥뜨린 화려하고 음울한 대도시의 인간 군상 속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화려하게 살 수도 없으면서 엄마가 바라는 ‘모범적인 미국 여성’으로서의 삶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비겁한 위선자인 버디 윌러드와 눈 딱 감고 결혼해서 의사 부인이 되어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도 없다. 무엇보다도 그간 별 의심 없이 품어온 삶의 전망이 더는 밝지 않았다. 에스더의 내면에는 이제 깊은 고요만이 존재한다. 에스더는 어딘가 텅 빈 채로 보스턴에 돌아온다. 유명 작가가 강의하는 여름 학기 글쓰기 강좌를 들으며 다잡을 계획으로 버텼지만 지원자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그야말로 갈 곳을 잃는다. “미친 듯이 공부하고, 읽고, 쓰”며 살았고 또 살아갈 예정이었던 인생은 누구의 것도 아니게 되어버린 가운데, 에스더는 자살을 기도한다.


삶이 기차라면, 그곳에는 반드시 레일이 깔려 있을 것이다. 기차에 몸을 실은 그 누구도 목적지 이탈이나 탈선을 의심하지도 걱정하지도 않는다. 기차는 언젠가, 목적지에 닿는다. 이는 자명한 사실이다. 기실 우리는 우리네 삶도 그렇다고 여기곤 한다. 하물며 전쟁이 끝나고 냉전에 돌입한 1950년대에는 모든 것이 지나치게 명확했을 것이다. 그것이 돌연 희부옇게 보이는 순간, 일상의 곳곳에 생겨날 미세한 균열들을 실비아 플라스는 날카롭게 포착해 우리 앞에 조용히 펼친다. 『벨 자』가 미국 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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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미국의 시인, 소설가. 1932년 10월 27일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처음 [보스턴 헤럴드Boston Herald]에 시 작품을 실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문학적 영감이 풍부했다. 1950년에 스미스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해 문학을 공부했으며 우등으로 졸업 후 1955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이때 만난, 촉망받는 시인 테드 휴스와 1956년 결혼하고 1957년부터 이 년 동안 모교인 스미스대학에서 영문학 강사로 재직했다. 1960년 10월에 첫 시집 『거대한 조각상The Colossus and Other Poems』을 출간했다. 같은 해 4월에 딸 프리다가 태어났고 1962년에 아들 니콜라스가 태어났다.


1962년 10월에 테드 휴스와 별거에 들어갔으며, 두 아이를 키우다 1963년 2월 11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죽기 몇 주 전 자전적 소설 『벨 자The Bell Jar』(1963)가 빅토리아 루커스Victoria Lucas라는 가명으로 출간되었으며 사후에 시집 『에어리얼Ariel』(1965) 『호수를 건너며Crossing the Water』(1971) 『겨울나무Winter Trees』(1972)가 출간되었다. 1981년 테드 휴스가 엮은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The Collected Poems』은 이듬해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시 부문에서 작가 사후에 출간된 책이 퓰리처 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며 지금까지 유일하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습니다. 소설, 비소설, 아동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번역하며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쉘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엔조』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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