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종이책2쇄증판]검은 먹물 한 방울을 물에 떨어뜨릴 때 번져가는 검푸른 색처럼 그렇게 밤은 깊었고, 짙푸르렀다. 누군가는 외로운 마음이 한종일 두고 바다를 불러 바다 위로 밤이 걸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시윤이 바라보는 검은 바다는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과 행복이 한데 뒤엉켜서 어느덧 곁으로 다가와 있었다. “어릴 적에 행복했어요?” 시윤이 지혁의 팔뚝을 천천히 어루만지면서 물었다. 맨 피부로 전해지는 근육의 느낌이, 체온의 따스함이 정말 좋다. “응.” “슬펐어요?” “응.” 커다란 손으로 시윤의 목에서부터 등허리까지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지혁이 말했다. “두렵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지. 즐거웠던 적도 행복한 적도 있었지만.”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 것 같다. 정말 알 것 같다. “민시윤은 어땠어?” 그녀를 고개를 들어 지혁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밤보다 더 검고,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짙은 어둠과 어둠이 잇닿아 있는 밤의 한가운데처럼 고요하고 평온하다. “행복했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신윤희의 로맨스 장편 소설 『코드블루』 제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