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남편인 줄 알았습니다만?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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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은 6개월. 그 안에 반드시 네 남편을 죽이거라.”


시어머니의 명령을 받고 남편을 죽이는, 막장 조연 부인에 빙의했다.


“와……. 잘생겼어…….”


독을 먹이기엔 너무나 잘생긴 남편. 앨리스는 차마 그에게 제손으로 독을 먹일 수 없었다.


하여 독 대신 신성력을 몰래 몰래 쓰며 막장 시어머니를 피해 살길을 겨우 마련했건만.


“어머니 못난 부인인 전, 공작님을 위해 신관이 되겠습니다! 신관이 되어 평생 공작님의 안녕을 빌겠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공작가를 나가려 한 바로 그날, 의식 없던 공작, 그녀의 남편이 깨어났다.


“그 어둠 속에서 날 꺼낸 게 당신이었으니, 책임지세요.”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뻔뻔함을 보이면서.


***


“돈과 권력이 싫으시다면…… 전 어떻습니까. 원하신다면 제 몸이라도 당신께 바치죠.”


뭘 바친다고……?


앨리스는 방금 헛걸 들었나 싶어 귓불을 살짝 잡아당겼다.

그리고 최대한 차분히 그에게 되물었다.


“공작님, 죄송한데 혹시…… 미치셨나요?”


“안타깝게도 아직 미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쓰러지기 전보다 정신은 더욱 또렷하죠.”


카일루스는 태연한 얼굴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러니까, 자길 바치겠다는 말.

그 말이 진심인 거다. 이남자.


앨리스는 그의 진득한 눈빛을 보며 예감했다.

그녀의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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