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첫사랑 기혁을 다시 만난 다인 사랑은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믿는 재벌 2세 차기혁 “비즈니스엔 실패가 없어야지.” 한참 전에 흘러간 첫사랑과 함께 보낸 두 번의 밤 잊어야 하는 다인과의 지난밤이 자꾸만 떠오르고 그의 비즈니스에 실패가 생기고 마는데…… 화장실에서 나온 다인이 걸음을 멈췄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지, 그 역시도 화장실을 다녀오던 차였는지 장승처럼 서 있는 기혁 때문이었다. 다인은 기혁을 노려봤다. 그와 한 번 잤다고 해서 이렇게 쉽게 무시당하고 얕잡힐 줄 몰랐다. 술자리 내내 모욕을 받았다. 이래서 사람은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실수를 하면 안 되는 건데 그와 잤던 게 치명적인 실수였다. 기혁이 고개를 비스듬히 갸웃했다. 뭘 봐, 하고 묻는 것 같은 시선에 그나마의 정나미까지 떨어질 판이었다. 다인은 몸을 돌렸다. 방향을 바꿔 룸으로 가려는데 탁, 손목이 붙들렸다. 그녀가 기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뭐야?” “립스틱 다 지워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