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본 도서는 ‘우분투’ 외전 여주 부모님의 이야기입니다.*** 길고 하얀 손가락이 섬세하게 서윤을 쓰다듬었다. 젊은 남자들이 흔히 그러듯 열정적으로 서두르거나 욕망에 휘둘려 끈적거리지도 않았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담백했으며, 진지했다. 그의 손길도, 그의 입술도. ----------------------------------------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나 보지?” 상후가 서늘한 눈빛으로 서윤을 쳐다보았다. 서늘함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서윤이 냉소적인 목소리로 반문했다. “뭐가? 널 구슬리기 위해 내 몸을 아낌없이 내주는 거?” “그래, 그거.” “아무렇지도 않아. 서로에게 너무 다행이지. 넌 큰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날 안을 수 있고, 대신 우린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까.” “주는 건 넌데, 받아 가는 건 우리군. 그럴 가치가 있나? 네가 속해 있는 곳?” 그럴 가치가 있냐고? 의욕을 다 비워 버린 활력 없는 그의 목소리가 서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이물감을 느끼게 했다. 가치, 가치라……. “있어. 내가 일하는 대가로 여기에서도 내가 원하는 걸 주니까.” R. 아무리 서윤이 뛰어나다 해도 그는 서윤 혼자 잡을 수 없었다. “그것이 당신을 살게 하는 건가?” 서윤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치부를 들킨 것처럼 반항심이 생겼다. 그때 이미 끝장났어야 할 목숨이었다. 하지만 이리 모질게 살아 있는 이유.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이 녀석이 뭘 안다고 나불거리는 건가? “내 대답도 이 거래에 포함되어 있나?” 서윤이 팔짱을 끼며 상후를 쏘아보았다. 그는 담담히 서윤의 눈길을 받아냈다. “아니.” 상후가 서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 서윤은 상후에게 다가가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상후는 그 손을 이끌고 침대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