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외전)

·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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ই-বু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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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게 해줄게요.” 순정의 도발적인 외침에도 석준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건 분명한 거절이기도 했다. 사랑에 한번 지독한 배신을 당한 그는 사랑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순정은 이대로 그와 끝내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끝낼 거라면 처음부터 그날 밤 그와 자지도 않았을 것이다. 순정은 그에게 다가가 입술을 부딪쳤다. 그가 거부의 의사를 보내건 말건 그날 밤 그의 몸은 그녀를 안고 싶어 안달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다물린 그의 입술을 열고자 입술을 문지르며 핥았다. 더 부끄러워지기 전에 그가 이제는 그만 열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때 그가 그녀의 어깨를 잡더니 가볍게 밀쳐내는 바람에 순정은 말할 수 없이 창피함을 느꼈다. “그날 밤은 잊어. 실수였어.” 일말의 기대조차 할 수 없게 그는 차갑게 뱉어냈다. 역시 실수라고 말하는 남자. 순정도 그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거라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제 끝난 건가? 이렇게 15년의 짝사랑이 종지부를 찍는 건가? 그녀의 두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그는 싸늘하게 쳐다볼 뿐 그대로 방을 나가버렸다. 순정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려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방을 나온 석준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는 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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