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필요에 의한 결혼이었지만, 사실 서화가 우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 결혼이었다.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옆에만 있고 싶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도 흔들리지 않을까 착각했다. 기대했다. 기대의 대가는 냉혹했고 그녀를 극한으로 몰아넣었다.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더는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그가 잘못한 건 없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한 게 잘못되었을 뿐이지. 그 감정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을 뿐이다. 그래, 그뿐이다. “이혼해요.” 정해진 결말은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