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어릴 때 동네 부하 삼던 앞집 동생이 최고의 남자가 되어 나타났다. “하, 하지 마.” “왜? 이러라고 열어놓은 거 아니었어?” “그, 그런 거 아니야! 지퍼가 자, 잘 안 올라가서….” 갑자기 옷이 느슨해졌다. 지퍼 내려가는 소리에 재이가 옴짝달싹 못 한 채 굳었다. “그러네. 옷이 끼어 있었어.” 지퍼를 내려놓고 그는 다시 올려주지 않았다. 어깨로 흘러 내리는 옷자락을 감상하듯 바라보았다. 재이는 절로 배에 힘이 들어가 다리를 모았다. “이미 늦었어. 거기에 뭐가 있는지 다 봤거든. 감히 이걸 내놓을 생각을 하다니, 용감해.” “그, 그런 게 아니….” “변명하려면 참신한 걸 생각해놨어야지. 이걸 보고 내 머리가 무슨 상상을 했는지 알기는 해?” “그, 그만……!” 그의 움직임이 그녀를 강하게 뒤흔들었다. 낯선 행위에 잔혹한 감각이 덮쳤다. “당장 다리를 찢고 내 걸로 쑤셔버리고 싶었다고. 내가 아닌 이성주가 지금의 네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면 머리로 피가 솟구쳐.” 속살거림이 연약한 숨마저 집어삼켰다. “재이 누나는 참 대단하지. 남자를 미치도록 흥분시키는 재주를 가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