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귀신: 김시습과 금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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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김시습의 넉 달, 그 속에서 찾은 『금오신화』의 비밀!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설흔 작가의 신작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 설흔이 고전을 매력적으로 재해석한 신간 『살아 있는 귀신』으로 돌아왔다. 고전에 상상력을 접목한 독특한 글쓰기로 주목받아 온 작가가 이번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와 그 저자인 김시습에 시선을 돌렸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김시습의 넉 달에 주목한 설흔은 그사이에 일어난 ‘어떤 일’이 『금오신화』 집필에 큰 영향을 주었으리라 추측했다. 그리하여 기억을 잃은 소년 홍, 예지몽을 꾸는 무당의 딸 상아 등의 인물을 창조하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김시습의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김시습과 홍의 시점을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형식상으로도 흥미롭지만, 가혹한 운명에 좌절하고 분노하던 두 사람이 각자의 사명을 깨닫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무관해 보였던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이 마치 거울로 마주 본 듯 겹치며 감탄을 자아낸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금오신화』의 이야기들과 김시습의 시들이 따분하게만 여겨졌던 고전을 청소년 독자들이 손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김시습은 왜, 무엇을 위해 ‘세상에 없던 책’ 『금오신화』를 썼을까

조카 단종을 내친 세조에 반발하여 방랑길에 올랐다는 김시습은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으로, 절의의 상징이자 유교와 불교를 넘나든 사상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데 그런 김시습의 행보 중 이상한 점이 있다. 금오산에서 칩거하던 김시습이 세조가 주최한 잔치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세조를 찬양하는 시까지 지었다는 것이다.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이 사건 뒤 김시습은 넉 달간 행방이 묘연했다.

『금오신화』 발표 직전에 벌어진 이 사건과 넉 달간의 일을 재구성한 것이 이 책 『살아 있는 귀신』이다. 작가 설흔은 기억을 잃은 덩치 큰 소년 홍, 예지몽을 꾸는 무당의 딸 상아, 경주에 칩거하는 김시습의 동문 이경준 등 새로운 인물들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들과 김시습이 겪는 기이한 일들을 재구성하여 ‘김시습은 왜 『금오신화』를 썼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들의 성장기 『살아 있는 귀신』은 기억을 잃은 소년 홍과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김생, 즉 김시습을 두 축으로 삼고 있다. 홍의 기억을 되찾을 단서인 꿈속에서 본 기이한 집을 찾는 과정에서 김시습과 홍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홍은 술주정과 기행을 일삼는 김시습을 혐오하고 김시습 역시 자신의 인생에 불쑥 끼어든 홍이 영 마뜩잖다. 두 사람의 팽팽한 대결 구도는 홍과 김생의 시점을 오가는 구조 속에서 더욱 증폭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시습과 홍은 서로가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김시습은 과거에 짓눌린 채 자신의 욕망에 상처받고, 홍은 과거를 잃어버린 채 자신의 사명을 알기 위해 발버둥 친다. 홍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어느덧 김시습이 과거를 극복하는 여정과 겹치면서,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성장을 위한 버팀목이 된다. 기억을 되찾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여 끝내는 사명을 받아들이는 홍, 영광과 분노로 가득한 과거를 극복하고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여 ‘살아 있는 귀신’으로서의 자아를 인정하는 김시습. 『살아 있는 귀신』은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들’인 홍과 김시습의 성장기라 할 수 있다.

『금오신화』를 읽는 새로운 방법 『살아 있는 귀신』은 『금오신화』에 바탕을 두되, 『금오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다. 작가 설흔은 ‘『금오신화』를 작정하고 오독한 결과물이 『살아 있는 귀신』’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작품 속의 많은 요소를 『금오신화』에서 가져왔다. 『살아 있는 귀신』에서 김시습은 『금오신화』의 다섯 이야기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 「이생규장전」,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청자가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금오신화』는 작품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김시습의 시들이 적재적소에 삽입되어 고전 시를 읽는 즐거움도 알려 준다. 일러스트레이터 이철민의 신비로운 삽화는 글의 재미를 더해 주는 마지막 향신료라 할 수 있다.

암기의 대상이던 역사와 고전을 독자적인 상상력으로 다시 구성한 『살아 있는 귀신』은 고전이 그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청소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Changbi Publishers

About the author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공저), 『소년, 아란타로 가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등이 있다. 2010년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한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는 고전을 바탕으로 발군의 상상력과 빼어난 글솜씨를 발휘하여 오늘의 이야기로 되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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