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그녀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아주 약간 고개를 숙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그 각도를 알아챈 인호의 눈빛이 싹 변했다. 쪽, 소원의 입술에 그의 입술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떨어졌다. 짧은 입맞춤이 안타깝다 싶을 즈음 그의 혀가 입술을 핥았다. 부드럽고 말캉한 느낌에 소원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혀가 입술을 가르고 부드럽게 들어섰다. “음.” 목 안에서 젖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마치 검은 어둠 앞에 선 것처럼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엉켰다. 인호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거머쥐었다. 그 강한 손길에 옷자락이 구겨졌다. 그의 손이 티셔츠 사이로 스르륵 파고들었다. 바스락거리는 그 작은 소리가 누군가의 고함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앗!” 인호가 가슴을 빨아들였다. 예민하게 솟아오른 살점을 쉼 없이 괴롭히는 움직임에 그녀는 입술을 사리물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는데 저절로 숨이 헐떡거렸다. 긴장된 몸은 굳어 뻣뻣해졌다. “읏!”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자 인호가 따라 더운 숨을 뱉었다. 커다란 손가락이 옷을 비집고 힘주고 있는 다리 사이로 용케 들어왔다. 다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게 실수였다. 붙이고 있는 다리 때문에 인호의 손가락은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도톰한 살을 가르고 들어선 손가락이 젖은 곳을 문질렀다. “으, 음.” 견디기 힘들다. 그녀는 낮은 신음을 뱉으며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더운 숨이 손등을 데웠다. 질척. 맞닿은 손길에 젖은 소리가…. ---------------------------------------- 17년간 이웃사촌으로 지내 이젠 남매나 다름없는 송인호. 그런 송인호의 집에서 하루 잠들게 된 소원. “잊어버리자, 오빠. 실수였으니까.” 소원이 연신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인호에게선 별다른 말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스트로우 끄트머리를 입으로 앙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인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는 걸, 아래를 보고 있던 소원은 알아채지 못했다. “서소원.” “응?” 소원이 고개를 들었다. 환한 햇살이 쏟아지는 날, 인호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낯익은 얼굴로 낯선 표정을 짓고서. “우리, 사귈까?” “…….” “아니, 사귀자.” “…….” “남자랑 여자로 만나 보자고.” 그녀의 팔이 아래로 축 늘어졌다. 믿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우리 형제님이 미치셨나 봐요…. 폭탄 발언 후 홀로 독야청청 빛나는 인호를 보며 그녀는 속으로 중얼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