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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아!” 아버지의 죽음 후 복수를 결심한 영민. 복수를 위해 천사원을 후원하지만 어느새 맑은 눈동자를 지닌 하늘에게 서서히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결국 영민은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드러내고 마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생각할 시간을 ……. 그리고 원장님하고 의논도…….” “아니! 지금 결정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문을 잘라버렸다. 늘 정확하게 면도날처럼 상대의 기분 같은 것은 조금도 개의치 않은 오만한 행동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줄 알았는데요.” 톤이 높아진 하늘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그는 다음 말을 이어갔다. “만약, 네가 여기서 거절하면 동석이의 수술비도 없던 얘기로 하자.” 할 말이 끝났다는 듯 책상으로 돌아가 잔뜩 쌓인 서류에 시선을 돌려버렸다. 마치 주하늘이라는 아이를 잊어버린 것 같은 행동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돌아가고 싶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호소처였다. 천사원을 후원해 주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특별히 친분을 쌓아 놓지 않았기 때문에 하늘에게는 특별히 잘 아는 후원자도 없었다. 이 아저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 동석이를 후원해 줄 사람만 있다면 ……. 하지만 동석이 그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앞에 있는 저 거만덩어리의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떨어뜨렸던 고개를 들며 이를 악물었다. “저, 말고 다른 애들도 많은데 왜 하필 저인지 .” 그는 얼굴도 들지 않은 채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돌렸다. “아무도 너처럼 그런 용기를 가지고 나한테 오지 못하잖아. 꼬마, 너만이 유일하게 날 자극시킬 수 있지. 아마 원장님도 널 보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그분의 선택은 맞았고 말이야. 미움을 받는 것은 익숙하지만 너처럼 어린애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익숙지 않거든. 그런 너를 가까이 두고 보고 싶을 뿐이야.” “그게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차가운 시선이 하늘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건방지구나. 난 내가 할 일을 일일이 말하지 않는다. 결정 내리지 못했으면 그만 나가라, 그리고 네가 잘 알다시피 난 무척 바쁜 사람이야.”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쳤다. 권영민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고 나서 처음으로 시선을 마주보았다. 그를 알아 온 지 10년의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지 않았던 하늘이었다. 지금 자신의 눈이 얼마나 분노로 빛나는지 그가 알까?
About the author
필명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피의 베일,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아내, 레드 러브, 백설화, 도령, 홍분지기영원, 악마와의 거래, 바보같은 사랑, 더러운 피, 이혼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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