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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린이 아니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명장면이야. 누구도 이런 장면을 쓰지 못해.” 드넓은 벌판, 하얀 눈. 모두가 두꺼운 점퍼를 껴입고 조용한 가운데 어깨에 끈이 달린 하얀 드레스만을 입은 맨발의 여자가 웃으며 서있다.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송아린’의 광고 촬영현장.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는 한 사람 박선우 난생 처음 미치게 갖고 싶은 여자가 생겼다. 오만하고 냉혹한 제왕의 기질을 타고난 남자 박선우. 그리고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꽃 송아린. “널 언젠가는 꺾어서 내 꽃병에 꽂아 놓을 거야. 두고봐.” “해 볼 테면 해봐.” [본문 내용 중에서] “재미있는 일이라…… 우리 좀 더 거래를 해볼까?” “내가 왜 그쪽하고 거래를 해. 싫어.” 계획적으로 마른 입술을 유혹하듯 혀로 핥았다. 목울대가 희미하게 출렁거리는게 보였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녀의 이런 유혹을 쉬 넘기지 못했는데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속내를 감췄다. 상대방이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굳이 듣지 않아도 뻔했다. 남자들이 원하는 것, 특히 있는 자들의 오만함은 치가 떨릴 정도였다. “후회 할텐데.” 후회라…… 그녀는 아이처럼 순진하게 활짝 웃으며 오히려 그를 도발했다. “그건 미련한 사람이나 하는 거야.” “넌 똑똑하다는 건가?” “남자들에 대해선 내가 당신보다 더 많이 알걸. 경고하는데 난 시장에 펼쳐놓은 중고품이 아니라는 거야.” 협박이 아니었다. 이 세상 누구도 송아린이란 여배우의 몸을 돈으로 살 수 없었다. 그게 설사 자신을 가장 잔인한 구덩이 속으로 밀어넣는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대단한 자만심이야. 그런데 송아린, 넌 내 힘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어.” “아니. 당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들어 잘 알고 있어. 누가 감히 박선우를 과소평가할 수 있을까?” 광고 촬영하기 전 대경이 그녀에게 박선우란 남자에 대한 보고서를 준 적이 있었다. 경원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된 순간부터 그는 경원그룹에서 벗어났다. 사람들은 그를 평할 때 배부른 흑표범, 희대의 반항아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런 그가 자신을 상대로 거래를 하자고…… 박선우 그는 자신에 대해 아는 게 없음을 감지했다. 하긴 그녀를 안다면 이렇게까지 경우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날 데리고 노는것 재미있나 보군.” “전혀.” 어깨를 으쓱하자 기분 나쁜지 그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자꾸 그를 자극하자 화가 났는지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선 뒤 몸을 뒤로 젖히고 길게 숨을 내뱉더니 예의 차가운 눈길로 쏘아보았다. “박선우의 장식품으로 있어준다면 …… 서운하지 않게 하지.” “서운하지 않게 한다는 것…… 돈인가? 얼마나 줄건데.” “원하는 만큼.” “원하는 만큼?” 그의 고개가 끄덕거렸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운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깨를 감싸고 흘러내린 머리카락, 환자복을 입고 앉아있는 모습은 이슬이 맺힌 장미꽃의 가시처럼 날카롭고 진한 향기를 뿌리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분노로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조차 깨닫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그를 밟아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두 손을 배 위에 가지런히 올린 뒤 그에게 물었다. “경원그룹 나한테 줄 수 있어?”
About the author
필명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피의 베일,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아내, 레드 러브, 백설화, 도령, 홍분지기영원, 악마와의 거래, 바보같은 사랑, 더러운 피, 이혼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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