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 번도 안 잤지.”
동요 없이 굳어 있는 운경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느릿하게 다음 말을 이었다.
“섹스 안 했잖아. 2년이나 사귀면서.”
잠시 말이 없던 운경이 “그런데?” 하고 조용히 되물었다.
“할까?”
괴이한 소리라도 들었다는 듯 운경의 얼굴이 일순 아연해졌다.
싫구나. 실망했구나.
“미련 남았잖아. 그래서 나한테 지금 이러는 거잖아.”
“내가 가진 미련은 그런 게 아닌데.”
“내가 가진 미련은 그런 건데.”
“후회 안 할 자신 있으면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정수리 위로 운경의 건조한 음성이 느릿하게 떨어졌다.
“그럼 해.”
《생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