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기에서 이기면 너 수영 관둬.”
“그래. 후회하지 마.”
대학시절,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기를 제안했던 그가 지금은 자신의 침대 위에 있다.
지난 8년의 우정은 숨소리와 질척임 속에 부질없이 무너져갔다.
“나 좀, 봐 줘, 화진아.”
늘 좋아한다는 티를 내고 있었던 은도였다.
제게 향하는 그 아릿한 감정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수영장에 빠지면 훅 퍼지는 락스냄새처럼, 어느샌가 그가 제 몸에 차올랐다.
“망가지게 둘 걸 그랬어……. 망가졌을 때 도와주면 날 더 좋아해줬을 거잖아.”
틀어놓은 에어컨이 무색할 정도로,
그가 남긴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완영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