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셋이지만, 여전히 연애가 어렵다.
다름 아닌 섹스 때문.
남자친구들은 하나같이 3초 만에 고개를 숙였다.
원인은 수현이 세기의 명기이기 때문이라는데.
그럼 나는 평생 이렇게 살라고?
낙심한 수현 앞에 운명처럼 중학교 동창 원재가 나타난다.
여전히 달콤한 로맨스를 꿈꾸는 수현,
삭막한 삶에 갇혀 있는 공대 교수 원재.
“나랑 자볼래?”
얄미울 만큼 상큼한 제안에 수현이 겨우 입을 뗐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 자자.”
***
“그때 수현이 네가 한 말 기억하지? 여름이 끝나기 전에 다시 만나면....”
자자고.
뒷말은 생략했지만,
꽁꽁 묶인 듯 이어진 시선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오늘은 6월이니까 절기상으로 보나, 기온으로 보나 아직 여름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고.”
“...”
“그런데 우리가 다시 만났네?”
성큼 다가온 한 걸음.
말라버린 입술 대신 심장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