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임에도 비참하게 버림당하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뺑소니를 가장한 교통사고로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렇게 한 많은 인생을 살아오신 할머니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은 그녀가 대양그룹 장남 유준하와 결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준하는 할머니의 삶을 망쳐버린 원흉인 서현희의 손녀와 결혼을 2개월 앞둔 상태,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무슨 수를 쓰든 유준하와 결혼을 하고 말 작정이었다. *** “좋아. 결혼하자는 네 부탁 들어주지.” 유준하가 거만한 어투로 말했다. “진짜요?”? “그래. 진짜야.” “고마워요.” “말로 하는 인사치레는 됐고 고마움의 표시로 키스나 해 봐.” “키스를 하라고요?”? “왜 그리 놀래? 나를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면서.” 상황이 너무 급진전되고 있었다. 오늘 계획한 것은 결혼 승낙까지였다. 그 이후의 일은 아직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당황한 여진은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황급히 머리를 굴렸다. “아무리 그래도 오빠는 나 안 좋아하잖아요. 안 좋아하는 여자한테 키스 받고 싶어요?” “이제부터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할 테니까 잔말 말고 키스해. 정성껏, 지금까지 네 긴긴 짝사랑을 모두 담아서.” 욕이 나올 것 같은 속마음을 억누르고 여진은 그의 머리를 잡아당겨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살며시 비볐다. 이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혀를 내밀어 그의 입술을 조심스럽게 핥았다. 순간,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그가 그녀를 밀어내며 눈을 번쩍 떴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성난 욕정이 그대로 투영된 눈동자, 입만 열면 까칠하고 정 없는 말만 토해내는 얼음 왕자는 더는 없었다. 성욕에 잠식된 짐승 같은 남자만 있을 뿐.
Series
Romance
About the author
글을 다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가슴 따뜻한 미소가 절로 배어 날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것이 소망인 사람. 저서 : , , , , , , , , , , , 등…. vienna0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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