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오피스로맨스/비밀연애/능력남녀] 앞머리를 넘겨 정갈하게 묶은 헤어스타일,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펑퍼짐한 스커트와 면접용 기본 셔츠. 언제나 한결같은 지안의 출근 복장이다. “과장님은 왜 렌즈 안 끼세요?”/“귀찮아서요.” 렌즈 착용은 안구건조를 유발하여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라고, 콧등으로 흘러내린 두꺼운 안경을 바짝 치켜 올리며 무심하게 답하는 기획팀 유지안 과장.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금요일 밤,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을. “제이 씨.” 그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과장의 직급도, 그녀의 본명을 칭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는 틀림 없이 지안을 부르고 있었다. “이름을 잘못 부르신 것 같습니다만.” “…올리브는 잘 먹고 있어요?” 성실한 직장인의 정석 유지안, 그리고 그녀 앞에 나타난 올리브맨, 이태하 본부장. 완벽한 그녀의 이중생활이 한 남자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