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 도서출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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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돌아왔다. 아니,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지우를 살리려다 죽어 버렸으니까. 열일곱 지우에게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주었던 사람은 어느새 슬픈 추억으로만 남아 버렸으니까. 그러나 지우의 앞을 걸어가고 있는 저 사람은 분명 아저씨……. 혼령이든, 환상이든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아저씨를 한 번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절박한 마음에 앞뒤 가리지 않고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지우를 싸늘히 뿌리칠 뿐이었다. 아저씨가 아니다. 이미 지우도 알고 있던 그 잔혹한 사실. 그러나 아저씨로 오인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그의 눈빛, 외모, 분위기. 그에게서 아저씨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우에게는 행복이었다. 아저씨가 없는 세상은 너무도 추웠으니까. 윤환. 아저씨를 닮은, 그러나 너무도 닮지 않은 또다른 지우의 아저씨. 그렇게 윤환을 보며 행복해하던 지우는 미처 알지 못했다. 자신이 윤환만을 오롯이 눈에 담기 시작했음을, 그 이상한 설렘이 또다른 비극의 시작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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