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은 전쟁 2(완결)

· 더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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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고 해.” “싫어. 싫어! 내가 왜 도망가야 하는데…… 내가 왜!” “어디든 가자. 나…… 너만 있으면 돼.” “늦었어. 난 내 길 갈 거야. 너란 애 잊고 새롭게 시작할 거야.” 두 살 어린 선민의 끈질긴 구애로 그와 사귀게 된 진아는 어느 날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이별을 선언한 선민을 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선민과 이별 후 진아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고민 끝에 결국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이별 뒤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운명처럼 재회한 선민과 진아 진아를 잊지 못해 혼자가 된 선민은 또 다시 진아에게 구애를 시작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누구 아이야?” “무슨 소리야.” 아무리 시치미를 떼도 언니는 거짓말할 생각 말라며, 서랍이고 가방을 뒤지더니 기어이 산모 수첩을 발견했다. 망연자실한 표정에 울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았다. “이래도 거짓말할래!” “언니!” “미쳤구나.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시집도 안 간 처녀가 임신할 생각을 하니. 넌 성교육도 안 받았어.” 버럭버럭 화를 내는 언니를 보며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했지만 도무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날 설득하기 전에 너 자신을 이해시키는 게 더 좋아. 다른 사람이 눈치채기 전에 결정해.” “뭘?” 자신의 물음에 어이가 없는지 정말 몰라서 묻느냐는 표정이었다. “두 번 생각하지 말고 지워. 네가 이 지경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는 놈이라면 아빠 될 자격도 없어. 다른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 지우라니……. 종이에 낙서를 한 게 아니었다. 뱃속에 아이가 있었다. 너무 쉽게 지우라고 말하는 언니의 말 속에는 죄책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언니, 아기야. 그냥 막 지울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 말이야.” “그래서 지우자는 거야.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너 혼자 아기 낳아서 키울 생각이라면 난 네 꼴 안 봐.” 낳고 키우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자신의 몸 안에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언니의 한마디에 그때까지 혼란스럽던 모든 것이 갑자기 정리되기 시작했다. “아기가 들어.” “아기는 무슨 아기. 억지 부릴 것 부려.” 아기를 지우는 게 무슨 큰 사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언니는 그날부터 설득하기 시작했다. 의사와 약속 날짜를 정하는 것도 마치 남의 일인 양 그저 멍하니 지켜보았다. 그날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왔다. 한번 터진 울음은 도무지 그치지 않았다. 야단을 치며 소리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마 몇 시간, 아니, 거의 반나절은 운 것 같았다. 화를 내는 언니에게 왜 우는지, 무엇을 살려달라고 하는지조차 모르면서 매달렸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나중에 탈수까지 와 병원에 실려갈 정도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는 언니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언니?” “이제 정신이 들어. 무슨 애가 그렇게 오래 울고 난리야. 내가 너 때문에 심장이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정신이 돌아오자 언니는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인간으로서는 듣지 못할 막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넋이 나갔어.” “언니, 그 사람한테 얘기해야 할까?” “얘기하면 결혼할 수 있겠어?” 얼마 전 신문에 실린 결혼 사진을 보았다. 결혼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무엇보다 그는 결코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자신을 밀어내고 한 결혼이었다. “그 사람 결혼했어.” 갑자기 손이 날아와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 그것만으론 모자라는 듯 양손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Acerca del autor

필명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피의 베일,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아내, 레드 러브, 백설화, 도령, 홍분지기영원, 악마와의 거래, 바보같은 사랑, 더러운 피, 이혼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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