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래빗의 어머니, 베아트릭스 포터는 1866년에 런던에서 부유한 법률가 가정의 장녀로 태어났다. 자연을 벗 삼아 자란 그녀는 스케치북에 늘 새의 알이나 나비, 애벌레, 토끼 등을 가득 그렸다. 풍부한 자연 관찰의 경험은 후에 그녀가 박물학자로 학식을 쌓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1901년 12월, 포터는 자신의 애완 토끼 ‘벤자민’의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책을 출판했다. 이 작은 책은 단 1실링 2펜스였고, 순식간에 모두 팔려 나갔다.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 경도 자녀들에게 그 책을 사주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 후 프레드릭 워렌 출판사와 출판계약을 맺어 자비출판 후 불과 2년 만에 5만 부라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꾸준히 《글로스터의 재봉사》《다람쥐 넛킨 이야기》《벤자민 바니 이야기》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나갔다. 1943년 10월, 77세의 나이로 무려 500만 평에 이르는 땅과 농장, 저택 모두를 기증하고 자연으로 돌아간 베아트릭스 포터와 그녀의 놀라운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인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