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훗, 감히 날 깨물어? 하하, 취향이 아니다? 웃기시네! 남자 입술에 반응하는 레즈비언도 있던가?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완벽한 가면 뒤의 허술한 그녀, 남도연. 적(敵)인 줄 뻔히 알면서도 도둑고양이 남 비서의 도발에 상처뿐인 준혁의 본능이 꿈틀거렸다. “뭐야? 남 비서, 지금 나 유혹하는 거야?” “설마요! 그런 일은 제 눈에 흙이 들어가도 없습니다.” 도연은 온몸에 힘을 주고 싸우듯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럼 눈에 힘 풀어. 그렇게 도발적인 눈빛으로 날 보면서 유혹하면, 당장 잡아먹고 싶어지잖아. 상사를 그런 눈빛으로 보는 여 비서는 아주 위험하다는 것도 모르나?” “착각이십니다. 전 그런 적 없습니다.” “그런 적 있든 없든 내가 그렇게 느낀다잖아. 그러니까 스스로 내 침대에 뛰어들 거 아니면 고쳐. 난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라, 계속 그런 눈빛으로 보면서 꼬박꼬박 말대답하면 당장 덮칠지도 모르거든.” 도발? 지금 누가 누굴 유혹한다는 거야? 뭐,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자극적인 그의 협박에 도연은 억울함으로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