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예?”
난데없이 빚 갚으라는 소리에 희도의 머리가 재빨리 굴러가기 시작했다.
“아!”
생각이 났다. 자신이 술에 취했을 때 이 남자가 자신을 데리러 와 주었었고, 그 다음날 빚을 졌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말하는 빚은 아마도 그때의 빚을 말하는 게 분명했다.
“설마, 나 술에 취해서 데리러 왔을 때, 그때 빚을 말하는 건가요? 하지만…….”
“하지만?”
희도는 팔짱을 낀 채 인상을 쓰며 그에게 다가갔다.
‘이 남자 은근히 뒤끝 있네. 나 참, 더러워서 갚는다!’
“아니에요. 갚을게요. 그깟 것 갚으면 되죠, 뭐! 제가 뭘 하면 되나요?”
“눈치껏 행동해.”
“눈치껏…… 에,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알 수 없는 말만 던져 놓고선 ‘한우꽃등심’이라는 가게로 들어가 버린 환을 보며 희도는 허공에 발길질을 한번 한 뒤 따라 들어갔다.
‘젠장! 저 인간 분명 논술 점수 0점일 거야. 아니고서야 말을 어떻게 저따구로 해!’
그때 안쪽에서 익숙한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리 와.”
<눈치껏 행동해.>
‘눈치껏 행동하면 된다 이거지? 좋아, 그런 것쯤이야.’
백선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