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은 이를 악다물었다. 백자에 본드를 발라 놓은 것도 모자라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리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일어나.”
“용서해 주세요…….”
“좋아, 기회를 줄게.”
“저, 정말요……?”
“돈은 갚지 않아도 좋아, 대신 한 가지만 약속하면 돼.”
“마, 말씀만 하세요!”
“네가 말한 그 오 년, 몸으로 때워.”
오 년 동안 무조건적인 복종을 약속하긴 했지만 그거야 어차피 일하면서 듣는 말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잘릴 걱정도 없고 오 년 동안 든든한 일자리도 생겼으니 그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득이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하는 거겠지? 하하하!’
백선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