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남녀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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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너무 좋아…… 좋아……!' 세빈은 전신에 소름이 일었다. 저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꼭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귀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둘러 방으로 들어와 문을 꼭 닫곤, 욱신거리는 무릎을 쓰다듬었다. 1층에 있는 게 차라리 저 소리에선 해방될 수 있었지만, 일을 끝내고 나오는 더러운 사람들과 마주쳐야 한다는 것이 끔찍했다. 차라리 이 방에 죽은 듯이 있으면, 얼굴이라도 안 마주칠 테지. 세빈이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남은 커피를 마시려 잔을 손에 쥐었다. 대궐 같은 부잣집이 방음은 어쩜 이렇게도 안 되는지, 살이 반복적으로 맞부딪치는 불쾌한 소리도 빠지지 않고 들려온다. ‘아프긴 한 거 보면, 나 살아는 있나 봐.’ 자신의 몸을 취하려는 남편 선국을 거부한 이후 끔찍한 분풀이를 당하고 있는 임세빈. 단 한 작가만의 작품을 출판하는 출판사의 CEO이자 스타 작가인 차진우. 사랑 따윈 믿지 않는 그가 작가 생활을 청산하기 전 꼭 써보고 싶었던 작품은 다름 아닌 사랑 없는 사랑 이야기였다. ‘제 모습에 도취 돼서는 와이프 발이 부서지는지도 모르는 새끼, 별로 마음에 들진 않네.’ 계약차 만난 선국의 아내 세빈, 두 사람은 쇼윈도 부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소재를 핑계로 세빈에게 접근한 진우에게 그녀는 뜻밖의 말을 꺼낸다. ‘우리, 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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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명: 채유주 * 작가 메일 : whwlal7@naver.com 유난히 밤이 긴 날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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