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 가장 예민한 살점을 누르며 문질렀다. “흑.” 목우는 도리질 치며 몸을 웅크렸다. 손길은 끝까지 집요하게 따라왔다. 누르고 문지르는 그 진저리쳐지는 감각에 그녀는 애써…. ---------------------------------------- 중국에 있는 어떤 동물원에선 살아있는 양을 사자 무리에 던져주는 쇼를 한다고 한다. 잔인하지. 먹고 산다는 게 원래 잔인한 일이긴 하지만, 그 먹히는 모습을 쇼로 제공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야. 양 입장에서야 인간 손에 도살을 당하나 사자에게 먹히나, 둘 중에 뭐가 더 나쁜 일인지 구별하기 애매할 수도 있겠지만. 발버둥 치는 것, 우는 것, 마지막 끊어지는 숨마저도. 하나하나가 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들의 수입원이 된다는 게 썩 기쁜 일은 아닐 거야. 그럼 먹는 쪽은 좋기만 할까? 던져주는 먹이만 기다리며 꼬박 굶주리다가, 던져지는 산 양을 받아먹으며. 철제 난간 위에서 잔인하다는 듯 무섭다는 듯 내려다보고 있는 두 팔다리를 가진 영장류를 올려다보며 말이야. 흐느적대는 네 팔다리를 가진 고깃덩어리가 한 무리의 맹수를 관리해. 울타리가 튼튼하니 얼마나 다행이야? 어쨌든 먹는 사자나, 먹히는 양이나, 관심을 끄는 구경거리라는 점에선 서로 동류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런데 너는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고 있는 거야? 어느 쪽도 웃을 일은 없는데. 눈물 가득한 그 미소의 의미를 알아버렸을 때, 재하의 가슴에는 여자아이 하나만이 콕 박혔다. 그것은 꼭 병증 같았다. 목우. 여자아이의 이름은 어른이 되면서 더욱 재하를 앓게 만들었다. 짐승처럼 요동치는 강한 마음의 끝은 과연 상냥할 수 있을까? 방은선의 로맨스 장편 소설 『상냥하게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