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당신 덕분에 살았다는 말은 뒤로 삼킨 채 새봄이 최대한 밝게 웃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평소엔 아무리 친절하게 말을 걸어도, ‘네.’ 혹은 미소가 최대한의 대답인 남자의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별 일이 다 있다 싶어 새봄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아뇨. 오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맞으세요?” 새봄이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남자는 평소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받는 새봄의 엄지에 빨갛게 묻은 인주 자국을 뚫어져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