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은 충동적으로 상사와 하룻밤을 보낸다.
곧 미국으로 떠날 예정인 이 남자라면,
잠깐의 일탈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제가 그때, 다음 날 잊어 달라고 분명…….”
“그래서, 별로였어요? 난 욕 나오게 좋았는데.”
그의 미국행은 취소됐고, 적정선을 안다고 생각했던 남자는 생각보다 집요했다.
“여기 회삽니다. 저는 상무님 비서고…….”
“그래요. 난 비서랑 뒹구는 개자식이 되었지.”
빛나는 검은 눈동자에 욕망이 스며들었다.
오후와 퍽 잘 어울리는 나른한 음성이 어쩐지 야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랑 계속해요.”
단정한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순간 깨달았다.
충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박하
출간작
<아마 그건 사랑>
<아내를 사랑하다>
<젖어 드는 사이>
<불건전한 사내 관계>
<불순한 상사>
<나쁘고 못된>
<불친절한 결혼>
<더없이 나쁜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