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올까요: 한뼘 로맨스 컬렉션 32

· 한뼘 로맨스 컬렉션 Book 32 · 젤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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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대물 #친구>연인 #달달물 #잔잔물 #힐링물

#평범남 #다정남 #짝사랑남 #순진남 #평범녀 #능력녀 #순진녀 #털털녀

프리랜서 성우인 여자, 서진, 그리고 성실한 직장인 남자, 지우. 둘은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라온 단짝 친구이다. 지우는 '미혼부'의 아들라는 딱지를 붙이고 서진 이웃에서 살던 사이인데, 중학 시절 아버지마저 사고로 잃는다. 이후 지우는 서진네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집안을 이끄는 서진의 어머니, 큰딸 서진, 남동생 의진, 그리고 갑자기 한식구가 되어버린 지우. 이들은 가난하고 비좁은 집에서 투닥거리지만 정과 사랑 속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서진과 지우는 독립을 해서, 고향을 떠나지만, 도시에서조차 둘은 서로의 이웃에서 살고 있다. 오랜 시간을 알아온 사이지만, 남자와 여자라는 관계에서 서로를 바라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단지 서로가 필요할 때 달려와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굳건한 우정을 유지할 뿐이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밤, 지우가 갑작스럽게 서진에게 크리스마스 데이트 신청을 하면서 그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로 무엇을 잃기도 하고 무엇을 얻기도 한다. 여기 선택 앞에서 갈등하는 한 여자가 있다. 단짝 친구와 영혼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61쪽)

 

<미리 보기>

연말의 금요일 밤은 어디를 가든 시끄러웠다. 그 속에는 서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올해 여름에 비교적 장기 프로그램에 작지 않은 배역으로 캐스팅되어 시작한 것이 이번 연말에 끝이 났다. 결과는 좋은 편이었다. SNS에서 꽤나 화제성이 큰 편이었고 호평도 많았다. 더빙이라면 무조건 욕하고 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에 비해 기대 이상의 결과였던 것이다. 뒤풀이 겸 송년회로 거하게 마실 거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서진은 프리랜서 2년차 성우였다. 전속 기간까지 합치면 곧 5년차가 된다. 서진은 나름대로 자신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가는 중이었다.

전속으로 있을 때 맡은 배역들이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다행히 프리랜서가 돼서 일이 끊기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처음에는 다들 그렇듯 간간히 들어오는 일에 수입이 적어 처음 1년간은 힘들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는 없어 착실히 모아둔 돈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채웠고, 힘들 때는 단기 아르바이트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생활에 비하면 장기 프로그램을 무사히 잘 마친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할 뿐이었다.

“서진아, 수고 했어. 이번에는 좀 큰 배역이었지?”

“네. 선배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많이 배울 수 있었죠.”

“비행기 태우지 마라- 난 그런 거에 안 속는다.”

“서진아. 그런 말 믿지 마. 말은 저렇게 해도 표정은 아주 좋아 죽는다.”

시간이 갈수록 자리는 무르익고 있었다. 서진은 경력 상 거의 막내에 속했기 때문에 취하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지만, 하필 옆에 앉은 사람들이 대 선배님들이라 권하는 술을 빼지 않고 마시는 바람에 슬슬 정신이 알딸딸해지고 있었다.

시간이 무르익을수록 조금씩 자리를 파하자는 소리가 나오면서 서진은 몰래 화장실로 빠져나왔다. 뜨끈한 얼굴에 두 손을 갖다 대고 거울을 바라봤다. 술을 마시면 붉어지기는커녕 오히려 하얗게 뜨는 체질이라 다들 술을 잘 마시는 체질이라고 오해하기 십상이었다. 술을 못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주는 술을 족족 받아 마시는 게 괜찮은 건 아니었다. 그나마 옆에서 물을 마시라고 은근히 챙겨주는 덕에 정신은 겨우 차릴 수 있는 정도였지만, 그것도 아니었으면 제대로 취할 뻔 했다. 서진은 차가운 물에 손을 벅벅 씻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물에 손이라도 씻으면서 정신을 차릴 생각이었다.

- 띠리링.

얕게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전화를 꺼내 액정을 확인하니 익숙한 이름이다. 순간적으로 아까 메시지 남기라던 연락이 생각나 아차 싶었다. 하라는 연락도 안했는데 전화까지 안 받으면 아마 폭풍 잔소리를 듣겠지 싶어 끊기기 전에 얼른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용.”

[뭐야. 취했어?]

“조금. 헤헤...”

약간 나무라는 말투였지만 화난 건 아닌 것 같아서 서진이 조금 풀어졌다.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가, 술기운이 확 올라오는 탓에 입에서는 가벼운 웃음이 흘러나왔다. 전화 너머로 작은 한숨이 들려왔다.

[너 곧 집에 갈 거지. 가게 이름 뭐야.]

“여기? ...여기... ‘책상 서랍’!”

[다행히 그 근처네. 전화하면 받아. 앞에서 기다릴 테니까.]

“예예. 어머니.”

아주 어머니가 따로 없지. 서진은 뚝 끊긴 전화를 바지 주머니 속에 넣고 손을 한 번 더 씻고 나왔다. 나오니 다들 일어서서 2차를 가자며 이야기 하는 중이었다.

“서진이 왔습니다- 자, 이제 2차 갈 사람은 가고! 집에 가실 분은 갑시다!”

“죄송해요. 저 기다리셨어요?”

“죄송하긴. 아까 눈 좀 풀린 것 같던데 괜찮아?”

“네. 걱정 안하셔도 돼요. 선배님은 괜찮으세요?”

우르르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뒤 따라 서진도 짐 챙겨 가게에서 나왔다. 다들 간단한 연말 인사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서진은 여기에서 빠지기로 했기 때문에 2차 가는 사람들하고 꼼꼼히 인사를 하면서 보냈고 빠지는 사람들 하고도 조심해서 들어가라며 당부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까지 수고했다며 손잡고 칭찬하는 대 선배님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택시까지 타는 것을 보고나서야 휴대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전화 1통. 아까와 같은 그 익숙한 이름, 이지우였다.

“더 챙길 사람 없어?”

“으왁! 깜짝이야!”

“취한 와중에 남 챙기는 건 여전하네.”

“그럼 당연히 챙겨야지. 남녀노소 선후배를 떠나서 워낙 세상이 흉흉한 걸.”

지우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자연스럽게 서진에게 둘러매주었다. 아까부터 휑한 서진의 목이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서진은 됐다면서 몸을 뺐지만 성우가 목 관리 제대로 안 해도 되냐는 지우의 말에 꼼짝 않고 가만히 둘러주는 목도리를 매고 있었다.

“너나 조심하고 다녀. 내가 못 올 수도 있잖아.”

“못 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리고 오늘은 위치가 집에서 15분 거리니까 이러지, 거리만 멀었어봐, 그냥 끝까지 달려서 해 보고 들어갔어.”

“그럴 거면 그냥 전화 해.”

“이지우 씨 잔소리가 워낙 심해야 말이죠.”

그리고는 서진은 또 한 번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원래도 웃음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술이 들어가면 웃음이 헤퍼지는 타입이었다.

지우는 그런 서진의 짧은 옆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기고는 가방을 빼앗아 들었다. 아까부터 어깨에서 자꾸 흘려내려 보는 사람 불안하게 만든다며 한소리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진은 지우에게 순순히 가방을 건넸다. 지우는 옛날부터 서진을 챙기는 데에 도가 튼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 초등학교 같은 반에다, 서로 마주보며 가까운 데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사교성이 좋은 서진 덕분이었다. 서진과 지우는 대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도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였고 소중한 사람이었다.

서진은 활발하고 다정한 성격이었고 지우는 조용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같이 있으면 서진은 성격상 지우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고 싶어 했고, 지우는 그런 서진을 지루해하지 않고 묵묵히 들어줬다.

주변 사람들은 성격이 다른데도 잘 지내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하고는 했는데, 그럴 때마다 서진은 지우가 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잘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준다고 했다.

“아, 엄마가 김치랑 밑반찬 해서 보내주신대. 나중에 연락하면 가지러 와.”

“알았어.”

지우는 나서는 것을 싫어하고 조용히 할 일만 하는 과묵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친구를 많이 두는 것도 싫어했다. 훤칠한 외모 덕분에 인기는 많았지만 지우는 괜히 친구만 많으면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싫어도 하게 된다며 친구를 많이 두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친구들이라고 해도 딱 지우와 같은 성격이라 서진은 이지우가 3명 모여 있는 것 같다고 가끔 놀리곤 했다.

“올해도 가는 구나...”

“서른.”

“시끄러. 너도 서른이거든?”

지우가 낮게 웃었다. 늘 서진과 이야기하다 보면 한 번씩 낮게 웃곤 했다. 서진은 이상하게 지우가 그렇게 웃는 것이 좋았다. 낮은 목소리가 듣기 좋아서 그런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면 20년이네.”

“뭐가.”

“너랑 나 말이야.”

“벌써 그렇게 됐나...”

“징글징글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을 거야.”

“그러네.”

어느 덧 지우와 서진이 사는 원룸가 골목으로 들어섰다.

지우는 그렇다는 대답을 마지막으로 입을 꾹 다물었고 서진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늦은 골목은 발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했고 간간히 다른 목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침묵이 맴돌았지만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안정감이 드는 사이. 두 사람은 그런 시간을 보내 온 사이였다.

조용한 서진의 원룸 앞, 서진이 들어가기 직전에 지우는 서진의 손목을 조심히 잡아끌었다.

“이제 지겨울 때도 됐지.”

“응?”

“이번 주 주말에 뭐해?”

“작품도 끝났고, 아마 집에서 쉬고 있겠지?”

“잘됐네.”

평소와 같은 지우의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서진에게 들려왔다. 서진은 지우에게 가방을 받아들며 그 뒤에 할 말을 기다렸다.

묘하게 익숙하지 않은 침묵. 지우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나랑 보자. 그날.”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가볍게 로맨스를 즐길 수 있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길 수 있는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관련 컬렉션으로 "한뼘 BL 컬렉션"도 즐겨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유리에 대하여_르소

_내 남자친구는 퇴마사_윤잔디

_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적_예인

_후연_예인

위의 도서 외 매달 2-3종 내외의 신간이 발간될 예정입니다.

About the author

박하향입니다. 다양하고 재밌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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