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한 문체로 씌어진 미래에 대한 상상력
박솔뫼의 두번째 소설집 『겨울의 눈빛』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작가 박솔뫼는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네 권의 장편소설(『을』 『백 행을 쓰고 싶다』 『도시의 시간』 『머리부터 천천히』)을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 「겨울의 눈빛」으로 제4회 문지문학상을, 첫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자음과모음, 2014)로 제2회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했다.
9편의 수록작을 통해 작가는 부산의 극장, 광주의 공사장, 극장의 조명실 등을 떠돌며 화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고 증언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파괴적이기도 하고, 비현실적이기도 한 장면들을 끌어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대체 무엇인지 함께 볼 것을 독자에게 권유한다. 박솔뫼의 작품들은 의도적으로 매끈하게 정돈하지 않은 듯한 문장들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마치 독자의 귀에 이야기를 들려주듯 리듬감 있는 문체로 진행된다. 더불어 폐허가 된 공간을 서술하는 박솔뫼 특유의 서늘한 문장들은 때로 종말에 가까운 무언가를 상상케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을 반복할 것이며 그렇게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이라는 끈질긴 증언에의 의지를 통해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그려보게 한다.
저 : 박솔뫼
1985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다. 2009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와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가 있다.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