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열린 문학’의 작가 박범신 문학 인생 30년, 그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 10편
박범신의 문학은 시간을 통과시키는 문학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문학이다. 무엇을 위한 문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문학인 문학, 수면의 변화나 흐름을 수용하고 합일시키려는 심해의 불변성과 영원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문학이야말로 이 작가의 문학이다.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에 나오는 작가의 은유처럼 그는 독사에 물린 고약한 상처를 지녔기에 집단으로부터 유리되기도 하고, 활을 잘 쏘는 특별한 재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단의 부름을 받기도 하는 존재이다. 여기 모인 작품들은 바로 그가 사회나 인생 혹은 문학을 겨냥해 정확하게 쏘아 댄 화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