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가난한 자작 영애 벨리타는
친척들에 의해 팔려가듯 대공가로 시집가게 된다.
남편이 된 대공 리안은 다정하고 예의 바르지만,
부부임에도 어딘가 남 같은 냉정한 사람이었다.
“부인이 내 방엔 무슨 일이지?”
“미, 미안해요. 천둥 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천둥 번개가 치던 밤, 사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벨리타는
공포에 질려 남편의 방으로 달려가지만,
그곳에서 만난 건 자신이 알던 리안이 아닌
남편의 탈을 쓴 짐승 같은 남자였다.
“다, 당신 미쳤어요?”
“아, 미친놈은 처음이지?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야.
그러니까 얌전히 벌리기나 하라고.”
그 말을 끝으로 벨리타는 지옥을 경험했다.
천둥이 치면 찾아오는 그 남자,
대체 누가 자신의 남편이란 말인가?
*
“각하…! 제발, 제발 정신 좀 차려 봐요!”
“날 부른 게 당신이면서 왜 자꾸 놈을 찾아? 서운하게.”
날 좀 반기라고. 재미없는 놈보다 내가 더 낫잖아?”
“다, 당신…!”
“싫은데 여긴 왜 이렇게 젖은 거야? 젖 한 번 빨았다고 이렇게 젖은 거야?”
남자의 난잡한 말에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어느새 그녀의 몸은 알몸이 돼 버렸다.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들이켜는 남자의 행동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흐음, 좋아. 부인의 냄새는 언제 맡아도 꼴린단 말이야.”
짐승 같은 남자는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 그녀를 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