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러라 그랬어?" 자그마치 3년을! 몸 주고 사랑 주고 용돈까지 줘가며 뒷바라지 한 남자 새끼가 떠났다. 사법고시 합격과 동시에 돈 많은 집 딸 하나 콱 물어서. 그래서 악착같이 일했고 마침내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복 쇼핑몰 CEO가 됐더니, 개새끼! 돈 냄새 귀신 같이 맡고 다시 붙으려 설친다. "웃기시네, 너 같은 건 줘도 안 먹어, 새끼손가락만 한 게 어딜!" 원수 같은 놈에게 빅 엿을 안겨주고 무작정 떠난 자축 여행. 미친! 진도 8의 지진은 뭐고, 대피소 신세는 뭐냐고! 연 매출 500억 규모의 회사 대표 윤이나가. 게다가, 이 남자. 얘가 제일 문제다! “일본 이름 하사모토 쥰, 한국 이름 이 윤. 기억해둬.” “내가 그쪽 이름을 왜 기억해야 하는데요?” "적어도 밤을 같이 보낼 남자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 “뭐요?” “당신 방금. 나랑 하면 어떨까 생각했잖아. 나도 그랬거든. 그래서, 너랑 자려고. 하루가 될지, 일주일이 될지는 네 능력이고.” “미쳤어요?” "...미치진 않았지만, 미치게 해준다고 약속하지!“ 진도 9의 남자 하시모토 쥰. 그가 일으킨 쓰나미에 평탄하던 윤이나의 삶이 뒤집혔다. 대비할 수도, 대피할 수도 없는 음란한 유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