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자, 세상에 없어도 되는 부적격자들을 상대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2. 상대를 뚫어버릴 듯한 검은 눈동자, 절대로 마주치지 말자. 특히 한태훈 같은 녀석은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 게 편하다.
3. 바보짓을 한다. 즉 한태훈이라는 악마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친구를 가장한 사랑을 해서 경계선을 확실히 그어 놓을 필요가 있다.
4. 절대로 한태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작은 소년, 태훈은 수호천사를 가장한 악마였다.
“난 널… 유혹하고 싶거든?”
보현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정신없이 웃고 있는 그를.
드디어 악마의 꼬리가 정체를 나타냈다. 악마는 그 녀석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간사함, 마음의 얄팍함을 이리저리 잘도 갖다 대는 악마.
정말 무엇이 문제일까? 사랑, 아니면 버림받을 게 무서워서?
민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