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 번 사랑에 실패하고, 결혼에 실패했다.
아직까진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런데…….
“아프지 마라.”
사랑이 그리운 여자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남자가 있었다.
“다시 한 번 말 해봐요.”
“아프지 말라고 했어.”
부서질 것 같은 가냘픈 몸을 껴안고 있는 이후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의 말에 서영은 흔들렸다. 심장에 돌팔매를 맞은 듯 숨을 멈춘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른쪽, 왼쪽. 그리고 콧방울. 발그스름한 볼. 그리고 혀끝으로 떨리는 그녀의 윗입술을 핥았다.
놀란 토끼마냥 뜨고 있는 눈과 콧방울에 얕은 키스를 하고 귓불을 깨물었다.
그리고 반쯤 열린 그녀의 입술을 혀로 간 보듯 할짝거렸더니 곧 그녀의 입 안쪽 예민한 살결을 훑었다.
흐음…….”
숨이 딱 멈추었다. 새하얗던 머릿속이 새까만 어둠이 되었다. 세상이 정지된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뜨거운 입술의 감촉.
순간 이곳이 항공청사 안, 즉 직장이라는 것도 잊었다.
더는 가까워질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껴안은 이후는 욕심껏 그녀를 탐했다.
민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