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설마 눈물을 닦아주길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순수했던 20살,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해리에게 돌아온 건 첫사랑, 정욱의 배신. 제 재산을 갈취한 그가 미국으로 떠났고 그 이후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데, 10년 만에 돌아온 그가 어이없는 제안을 한다. “3개월만 내 욕구를 채워 줘. 너만큼 날 만족시키는 여자는 없더라고.” 모멸감에 해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순간, 그녀의 앞으로 커다란 몸이 다가왔다. 그녀의 입술에 무언가가 와서 닿았다. 그의 엄지였다. “동생 병원비는 확실하게 대주지.” 노련하게 자극해 오는 손길에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짙은 남자의 향에 속이 울렁거렸다. 거부감에 그의 손을 뿌리치며 해리가 사납게 외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 하지만 그는 그녀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듯 얼굴을 들이밀었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이렇게 과하게 반응하는 건 아직도 내 몸이 필요해서인가?” “!” "나랑 하는 걸 유독 좋아했잖아." 제 인생에서 덜어내고 싶었던 때를 정욱이 꺼내자 해리는 치가 떨렸다. “이 세상에 남자가 한 명만 남는다고 해도 넌 아냐!” 달고 뜨거운 숨결에 숨이 막혔다. 숨을 들이마시지 않으려 배에 힘을 주며 그를 노려보는데 픽,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가소롭다는 듯 그가 흘린 비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