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 『허무집』 등의 시집을 통해 허무의 심연과 윤회적 가치관을 노래한 시인이 근래 천착해 온 테마는 ‘당고마기고모’다. ‘당고마기’는 ‘바리공주’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무속 신화다. 당고마기 서사의 핵심에는 잉태와 출산이 있다. 잉태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은 여성이 신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 신화 등 다양한 서사들이 당고마기를 중심으로 전승된다. 앞선 시집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시집에도 당고마기고모가 등장한다. 신화적 인물에 더해 혈연 기반의 호칭이 더해져 ‘당고마기고모’는 유장하고 장대한 시간 속에서 개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강은교만의 거리가 된다.
1968년 월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시 「순례자의 잠」 외 2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허무집』, 『빈자일기』, 『소리집』, 『우리가 물이 되어』, 『바리연가집』 등이 있고 산문집 『그물 사이로』, 『추억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구상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동아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로 지내고 있다.